Lab of
Neurologic recovery & Rejuvenation
2025년 5월 1일
글로벌 바이오산업 혁신 강국으로 - 임상과 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융합형 의사과학자
이승주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 - 학문과 학문을 이으며 기존 진료 및 치료 뛰어넘는 새로운 해법 향해 도전하는 의사과학자 - 월간인물
글로벌 바이오산업 혁신 강국으로 - 임상과 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융합형 의사과학자
신경외과 수술 후 환자 관리 수준에서 벗어나 ‘신경중환자에 대한 높은 수준’의 치료 목표를 내건 신경외과 영역에서의 신경중환자 치료법은 지난 10년 간 빠른 발전을 이어왔다. 이승주 교수가 책임교수를 역임 중인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중환자실은 고난이도 신경외과 수술 후 진료뿐 아니라 외상성 뇌 손상, 뇌출혈, 뇌경색, 뇌감염, 척추신경손상 등 다양한 신경외과 중환자 진료를 전문으로 한다. 이 교수는 이곳에서 2023년 기준 연간 2,402명의 입실 환자와 6,489명의 이용환자에 대한 신경집중치료와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 의료현장에서 만난 미충족 의료 수요(Clinical unmet need) 해결을 위해 연구하는 의사과학자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머릿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기초연구 위한 도전, 의사과학자의 길로 이어지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중환자실에서는 사고로 머리에 외상을 입거나 뇌출혈, 뇌압 상승 등 뇌혈관 질환으로 인해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을 조기에 치료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나는 신경외과 중환자들을 대개 신경외과적 문제와 내과적인 문제를 함께 안고 있다. 머리의 문제로 시작되어 폐렴, 혈전증, 심장질환 등 내과적 합병증이 발병한다. 임상강사 당시 신경외과 뇌종양 파트와 내과계 중환자실에서 각각 트레이닝을 받은 이승주 교수는 각각의 영역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 속 절망과 희망을 오가지만 반드시 나아진다는 희망을 갖고 치료를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환자를 보살피다 보면 회복의 순간이 다가온다고 말하는 그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환자와 의사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탄탄한 라포 위에 치료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며 환자 만족도 높이고자 노력한다.
‘머릿속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뇌동맥류(intracranial aneurysm)는 임상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기초 연구 및 기전 연구는 모호한 실정이다. 이 교수는 임상연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기초연구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좇아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서 뇌혈관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기초연구를 임상에 접목시킬 방법을 고민해온 그의 연구주제는 현재까지도 이어진다. 신경중환자 치료 분야의 개척자로 알려진 그다.
“임상에서 보았던 질환에 기초연구를 접목하여 발생 원인을 확인하고, 진단 기술의 개발 및 치료 타겟을 찾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미 훌륭한 기초연구자들이 연구를 수행하여왔으나 의학자는 기초연구자와는 다른 관점에서 연구주제를 바라볼 수 있기에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2017년 개설한 신경기능회복연구실은 다양한 뇌질환 동물 모델을 제작해 생체신호 측정 및 분자생물학적 기전 연구를 수행하며 현재까지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신경손상 환자의 의식 및 신경 세포 기능 회복에 다가서고 있다. 신경기능의 회복과 재생은 의식 회복으로 이어진다. 뇌출혈 등으로 인해 의식이 혼미해진 상태에서 고독한 사투를 벌이는 절망적 상황에서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기적적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연구주제인 셈이다. 이 교수는 무의식 상태로 누워있던 환자들이 하나둘 의식을 회복해 중환자실에서 나가는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기적이 있음을 재확인하곤 한다고 말했다.
신경기능회복연구실은 미충족 의료수요 해결을 목표로 신경외과 분야의 기초 및 임상 연구를 통한 중개의학 연구와 더불어 외상 및 심정지 이후 뇌 손상 및 무의식 기전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외상 후 뇌손상 기전 규명 및 바이오마커 탐색이 주요 연구주제다. 이외에도 다양한 뇌 혈관 질환인 뇌출혈, 모야모야병을 비롯한 뇌동맥류 등 발병기전 및 치료법, 3차원 혈관구조 분석 및 환자 검체를 통한 단백질체 분석, Multiplex IHC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을 바탕으로 기초와 임상을 접목시킨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가이드라인을충실히 따르는 진료 넘어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전하는 의사과학자
이승주 교수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면서도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발전을 이루어야겠다는 내적 동력을 만들어줬던 것이 서울아산병원이었다고 말했다. 이미 진료와 연구에서 괄목할만한 업적을 쌓아온 선배, 동료 의사들과 한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한 동기부여가 된다는 설명이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환자들 또한 연구에 매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숱한 방법을 동원하고서도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환자들이 마지막에서야 찾는 곳이기에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는 이 교수다.
“서울아산병원은 진료량이나 성과 면에서는 이미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치료에 어려움을 겪거나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분들이 존재하죠. 이곳에서 ‘안 된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상 환자들에게 절망적인 선고를 내리는 것과 같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방법을 총동원했다고 해서 정말로 끝까지 해 보았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죠. 이에 기초과학이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이 교수는 현재의 의료는 경험 학문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미 밝혀진 해결책 및 진료가이드를 현 상황에 적응하는 데 머무르기에 치료법 개발 속도가 더디다는 설명이다.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르는 진료만으로는 발전에 한계가 있는 까닭이다. 이 교수는 경험학문의 수준을 넘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발굴하는데 자연과학의 영역을 접목한다면 임상 진료를 보다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엿봤다. 이러한 인식은 그가 의대 졸업 후 카이스트 생명과학 및 공학과 이학박사를 취득하고, 연구자로서의 길로 접어들게 했다.
현재 이 교수는 미충족 의료수요 중심, 신약개발/실용화 중심의 연구 방향을 모색하고,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는 서울아산병원 의사과학자연구단에 소속되어 있다. 의사과학자연구단은 신진 의과학 연구자들의 연구 역량과 의욕을 고취시키고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신규 전도 유명한 의사과학자들을 지원하고, 중장기적 연구 기틀을 제공하기 위해 2021년 3월 설립되었다. 더불어 보건복지부가 지원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4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에 선정되었다.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은 융합연구가 가능한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의사에게 기초의학과 자연과학, 공학 등 타 학문의 교육 및 연구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의사과학자로서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미충족 의료수요와 난치성 질환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연구에 도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이밖에도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2022~2026), 한국연구재단 교육부 기본연구(2017~2021), 한국연구재단 임상의과학자 양성사업(2016~2020), 보건산업진흥원 연구중심병원육성사업(2019~2022), 대웅재단 신진연구사업, 석천나눔재단 헬스케어 연구 등에 참여한 바 있다. 한국의료정보학회 최우수 프로젝트상(2014), 카이스트 생명과학생물대학원 최우수 논문상(2015), 대웅학술상(Young Biomedical Scientist AWARD 2019), 제37회 신경외과학회 전체 학술상(2019), 세계 뇌졸중학회 우수상(2019)을 수상했다. 기초연구가 거의 진행되지 않은 ‘뇌동맥류’에 기초연구의 관점에서 접근하여 기전을 밝힌 것은 물론 세계 최초로 마우스 뇌동맥류 모델을 정립한 이 교수의 연구는 2015 top pick’s paper in neurology에 선정되기도 했다.
서로 다른 영역의 융합으로 만나는 창조적 해법, 두 영역을 잇는 ‘중간자’ 넘어 ‘개발자’로
의사과학자로서 이승주 교수는 자신과 후배들에게 늘 ‘한 걸음만’ 앞설 것을 강조한다. 결국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학 분야이기에 기존의 틀에서 너무 많이 벗어난 ‘창의적’ 해법은 자칫 모험이 될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이 교수는 연구가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컨센서스에 발을 딛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창의적 해법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뜻 이해하지 않는 창의성이 발휘된다면 어느 순간에는 의학적 오류로, 최악의 경우 환자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기에 철저하게 기존의 컨센서스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생명과학이나 자연과학, 수학, 물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안정성을 인정받은 지식을 의료와 융합하는 것이야말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진정한 진보라 할 수 있습니다. 가깝게는 생명과학부터 최근 이슈가 되는 인공지능까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영역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과학과 의학, 두 영역을 잇는 중간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의사과학자라 할 수 있죠.”
하나의 영역에서 ‘불가능’이라 여겨지는 일이 때로 다른 영역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일 수 있다. 융합의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견되는 장면이다. 이 교수는 서로 접목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너지를 낼 것이라 예상되는 사례를 자주 목도하게 된다며, 다만 서로의 영역을 경험해보지 않았다는 점이 융합의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각각의 영역에서 너무나도 많이 발전해있기에 일부만 가져와도 엄청난 발전을 이룰 수 있으나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기에 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의사과학자이다. 서로 다른 영역의 중간에 서서 서로의 언어와 필요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의사들은 의과대학 졸업 후 바로 트레이닝을 받기에 연구실 생활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어요. 연구라 한다면 교수가 된 후 받는 1년간의 연수가 전부죠. 이것만으로는 연구를 제대로 경험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합니다. 저의 경우 카이스트에서의 박사학위 과정에서 만난 동료들이 큰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연구원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생활, 관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죠.”
기초연구와 의료계의 차이는 언어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환자를 대하기에 단도직입적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의료계와 달리 연구자들은 가능성을 어필하는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이는 기초연구자들에게는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것과 달리 임상에서는 가능성이 아닌 검증된 결과를 적용해야 한다는 상황과 입장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는 융합을 어렵게 하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이 교수는 기초연구와 임상 모두를 경험함으로써 각각의 입장과 니즈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서로를 조율할 수 있는 역량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아가 중간자가 아닌 주도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임상에서 직접 환자를 만나는 의사과학자들은 미충족 의료수요를 가장 가까이에서 절실히 느끼는 집단이다. 이는 이 교수가 진료를 넘어 연구에 뛰어든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연구개발에 있어 ‘개발’에 중점을 두고 연구 이후의 과정을 고려해야 함을 역설했다. 현재로서는 R&D가 ‘연구’와 ‘개발’이 아닌 ‘연구’에만 치중한 경우가 많다. 연구의 가치와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적용되기까지의 개발 과정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연구환경은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며, 우수한 연구 결과들이 쏟아져나옴에도 이를 개발하는 디벨로퍼가 부족하기에 실질적 성과를 창출해내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연구를 넘어 연구 결과를 개발해 상용화에 이르게 하는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바이오 강국이라는 국가 비전을 실현하는 데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흔히 의사과학자는 진료와 연구를 병행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연구개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도 의사과학자는 존재했습니다. 다만 연구에서 그칠 뿐 개발에 이르지 못했기에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죠. 중간자적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연구개발’을 하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력한 성공모델과 새로운 교육으로 의사과학자 양성해야
“미국의 경우 하나의 약물을 개발한 연구자가 그 로열티로 1년 간 어마어마한 보상을 받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례들이 굉장한 유인이 되죠. 임상 진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성과가 따르니까요. 기업이 대학에 직접 투자하는 사례도 빈번합니다. 연구가 실제 개발까지 이어지는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죠.”
이승주 교수는 예비 의사과학자들에게 강력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성공모델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러한 인식은 연구 이후의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와도 닿아 있다. 바이오산업이 발달하지 않았기에 자본시장이 발달하지 않아 디벨롭할 토양이 없었고, 이는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발전시킬 동력 부족으로 이어졌다는 인식이다. 이 교수는 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는 의대가 모든 이공계 인재를 흡수하는 실정이라며, 이는 의사 집단이 사회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지는 배경이라 말했다.
“연구를 넘어 개발을 이어가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서는 교육 커리큘럼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현재 의대 교육은 1970, 80년대에 확립된 교육입니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인공지능과 기초연구에 필요한 생물학적 지식 등 기본 소양을 가르친다면 연구에 관심을 갖는 의대생들도 많이 배출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의사가 된 분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 또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 기대됩니다.”
비단 제도적 변화를 차치하고서라도 인식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인터넷 강의 등 기초과학에 대한 접근 루트가 다양해진 것은 물론 강의를 통해 공동연구 네트워크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 교수는 국가과제가 상당한 업적을 쌓은 중견 연구자뿐 아니라 신진 연구자들을 위한 풀뿌리 과제들을 제시한다면 더 많은 우수한 연구자를 육성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될 것이라 말했다. 실제로 현재의 학생들은 전통적인 진료에서 다른 방향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변화는 의료 선진국에서는 이미 거친 단계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임상 진료가 포화 수준에 이른 만큼 서서히 연구개발에 뛰어드는 의사들이 늘어날 것이라 내다봤다. 이러한 변화와 교육 및 연구환경 등 외부적 요인이 맞물린다면 강력한 동기부여와 함께 걸출한 성공모델을 배출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함께였다. 더불어 연구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획일화된 평가 기준에서 벗어나 장기적 안목에서 연구를 바라보며 연구부터 개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연속성을 부여한다면 과학의 저변을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연구를 지속할수록 다양한 학문 분야가 모두 연계되어 있음을 느낍니다. 처음에는 의식 없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생명과학의 영역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뇌 활동은 전기 활동이며, 이는 화학과도 연계가 됩니다. 뇌 활동이 전자 활동이라는 측면에서는 양자역학까지도 이어지죠. 최근에는 의약학이 각광받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다양한 영역의 연구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질병 치료를 단서를 찾아 나가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연구하는 의사로서 시간과 연구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연구를 하기 때문에 명의가 되기 더 쉽다는 일념으로 두 영역 모두에 충실하며 전통적인 의사 생활에 소홀하지 않도록 시간과 재원을 균형감 있게 안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이 교수다. 때로 연구에서도, 임상에서도 부족함이 없도록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을 확보한다는 부담감이 따르기도 한다. 이러한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사명감이다. 환자를 마주하며 절감하는 미충족 의료수요 해결의 절실함은 연구개발의 필요성과 중요성으로 이어진다. 그는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는 한편 평생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연구로 이어질 가교를 놓는 데 집중할 것이라 전했다. 의사이자 연구자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에 쉼 없이 정진할 수 있도록 하는 또 하나의 힘은 가족이다. 이 교수는 아빠의 길을 밟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언제나 믿고 지지해주는 가족과 동료들에 대한 감사와 함께였다. 가족의 인정과 환자의 회복, 인정이야말로 자신의 역할을 되돌아보게 하는 기쁨이라 말하는 그다.
“의사는 기존에 알려진 진료 가이드라인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성실한 수행만으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치료 성과를 얻기 어렵죠. 의사과학자는 ‘일정 수준’을 넘어가는 초과 성과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입니다. 부단한 도전과 시도로 새로운 치료법을 발굴해나가죠. 이 과정에서 얻는 통찰과 지적 호기심의 충족 또한 이 영역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때론 연구가 더디고 힘들 때도 있지만 인내를 갖고 미충족 의료수요 극복이라는 목표를 향해 부단히 나아가겠습니다.”
이승주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 ©박금현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